유후인 니혼노아시타바 (二本の葦束).
5년 전부터 매년 우리 가족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곳.
신랑과 나도 참 좋아하는 곳이지만 S와 J는 우리보다도 이 료칸에 대한 애정이 특별히 각별한지라 온 가족의 휴식처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방문하고 있다.
고즈넉한 매력의 료칸이다.
현재와 과거가 적당히 녹아든 각각의 특별함을 품은 별채들이 하나하나 다 좋다.
별채마다 구조도 특성도 다르기에 호불호가 사람마다 갈리겠지만 각 별채를 다 묵어보고 정착한 우리 가족의 선택은 [신사이자보우] 와 [쿠리노쿠라].
방 사진은 아이들이 뛰놀기 전 정갈함을 담을 타이밍을 항상 놓쳐버리고 없어 아쉽기만 하다.
어느 계절에 가도 아름답고 아이들도 무난히 몸을 담그기에 적당한 온도의 대욕탕이 참 좋은 곳인데 좀 뜨거운 온천물을 선호하는 사람에겐 물 온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뜨거운 온천물에 잠시만 몸을 담구어도 숨이 차오르는 나같은 사람에겐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이 료칸은 검색하고 후기를 읽다보면 유난히 음식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뉘는 곳이다.
채식바탕의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조리법으로 일반적인 료칸의 저녁 가이세키를 생각하고 간다면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거의 채식 위주의 식단이던 5년 전보다 육류의 비중이 좀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 비중이 다른 료칸의 가이세키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편.
그러다보니 일본식 채소 요리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음식이 정말 먹을게 없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고 또 생각보다 염도가 높은 음식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곳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또 무척 좋아라 한다.
플렉시테리언-일년에 고기드시는 날은 손에 꼽아 어찌보면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라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은-친정 부모님은 니혼노아시타바를 방문하는 이유들 중 하나로 음식을 꼽으실 정도.
또 아이들 치고는 채소를 좋아하고 일식도 잘먹는 S와 J의 경우 어린이 식사를 추가해도 어른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들을 챙겨먹는다.
뜨거운 여름에 와도 쾌적한 참 좋은 곳.
모두가 유난히 바빴던 6월의 피로를 떨쳐내기위해 우리 가족은 올해도 이 곳을 찾았다.
점점 음식이 무난해지는 느낌이라 아홉번째 방문만에 석식 가이세키 사진을 찍어놓기로 마음먹었다. 음식이 더 평이해 지기 전에.
이건 그날의 메뉴, S가 좋아하는 은어구이가 없다.
한낱 인형인데 무척 배고파 보이는 가오나시.
라임소바. 육수는 간간하지만 여름에 잘 어울리는 맛.
생선 회. 상에 오르지 않아도 아쉽지 않은데 언제인가부터 항상 등장하는 메뉴.
게맛살 치라시 스시. 맛살은 아닌 게살이었고 맛있게 먹고 나서야 사진을 찍었다. 빈 그릇을 바라보니 무척 처량해 보인다.
큐슈의 닭은 맛있다. 샤브스키는 참 행복한 음식이었는데 다 먹고 나서야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다. 그렇게 건너뛰고 찍은 스테이크.
그리고 계란죽. 부드럽고 내 취향.
적당히 달달한 여름의 팥이 부드럽게 입안에 퍼지던 디저트; 하지만 음식이 나오면 항상 자연스래 손이 카메라 대신 수저를 드는 나. 역시나 사진이 없다.
온 가족 모두 즐거웠던 니혼노아시타바의 여름 저녁상.
식당을 나설때 마주한 산들바람이 이 계절이 불타는 여름임을 잠시 잊게 해 주었다.
+ 덧붙이기.
저녁메뉴에 은어구이가 없어 아쉬워하던 S, 그리고 함께 안타까워 해줬던 친절한 료칸의 스태프분.
다음 날 아침 식사시간, 그 스태프분이 아이를 위해 은어 구이를 상에 올려주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호의에 너무나 감사했던 이번 방문.
왠지 올 가을 열번째 방문을 완성하러 이 곳을 또 찾게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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