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3 수탉과 독재자 카르멘 애그라 디디 1.다음 날 마을 광장에는 새로운 법이 붙었어요. 아주 공손하고 예의 바른 문장으로 말이죠.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지 말아 주세요.] 그 뒤로 한결 살기 좋아진 것 같았어요.시간이 가면서 법은 조금씩 바뀌었어요. [집에서 노래를 크게 부르지 마시오][집에서 노래를 크게 부르지 마시오][집에서 노래를 크게 부르지 마시오][이제 그만! 무조건 조용히!] 2."이 망고 향기 좀 맡아 보세요. 노래가 절로 나오지 않나요?""흥! 그럼 저 냄새나는 나무를 잘라 버리겠소. 그래도 노래를 부를텐가?""흥겨움은 덜하겠지만 난 노래 부를 겁니다." 3."아직도 노래를 부르다니! 나무 둥지도 없는 신세가 아닌가!""나무 둥지는 없지만 내겐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이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 2018. 9. 11. 손님이 찾아왔어요 소냐 보가예바 “아니,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어? 가만있어 봐. 내가 도와줄께. 나한테 다 맡겨.” “하! 놀라기는……. 이렇게 하니까 훨씬 낫지? 한결 있어 보이는걸. 너희들을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니 하나도 안 힘들어. 또 말만 해!” “내가 조금 치워 봤어! 고마워할 필요 없어. 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뭐. 다른 사람들처럼 좀 제대로 해 놓고 살아야지.” "이 게으름뱅이들아! 너희들, 너무한다고 생각 안 해? 하나부터 열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주었는데……. 이것저것 다 고쳐주었잖아. 그런데 너희들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안 했지? 도대체 예의란 게 없어. 난 오늘 집으로 갈 거야." 한 작은 섬에 자매가 산다. 그리고 그 자매에겐 한스라는 사촌이 있다.한스는 어느 날 갑작스레 섬에 와.. 2018. 6. 3. 생각을 모으는 사람 모니카 페트 "노인들은 종종 시간이 아주 많은 것처럼 보이지.사람들이 그림이나 도자기, 또는 가구들을 주변에 두는 것처럼 노인들은 곧잘 자기 주위에 조심스럽게 시간들을 쌓아 놓곤 한단다." "연한 하늘색, 붉은 벽돌색, 황금색, 달걀 흰자위처럼 하얀색의 꽃들.줄무늬가 있는 꽃들이 있는가 하면, 작은 반점이 있는 꽃들도 있어.꽃잎이 연하고 가느다란 꽃들이 있는가 하면, 꽃봉오리가 두텁고 탐스러운 꽃들도 있고,또 줄기가 매끄럽고 연약한 꽃들이 있는가 하면, 줄기가 싱싱한 배나무처럼 거칠고 튼튼한 꽃들도 있지.그렇지만 모두 다 기막히게 달콤한 향기를 내뿜고 있어.아저씨는 서둘러 세수를 하고 옷을 입은 다음, 아침식사를 한단다.이처럼 꽃으로 피어난 생각들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걸 알고 있으니.. 2018. 4.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