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와 J모두 ‘단 것’을 매우 늦게 시작했다.
신랑도 나도 혀끝의 달콤함을 자주 즐기지 않는지라 아이들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래 접하게 될테니 굳이 내가 나서서 먹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거 같다.
내 예상대로 두 아이 모두 유치원에 입학하며 자연스럽게 단맛에 빠져들었다.
이후에는 가끔 커피에 곁들이던 마카롱도 에끌레어도 망설임 없이 내주었고 두 아이가 원하는 사탕은 펜트리 간식칸에 아낌없이 채워주었다.
그런데 너무 풍족하게 채워준 탓일까?
두 아이는 오히려 단 것을 자주 또 많이 먹지 않는다.
마치 내가 양을 정해준 것처럼 스스로 조금씩 조절한다.
하지만 ‘단 것’들 중 탄산음료는 또 다른 세계였다.
아직도 아이들은 콜라를 입에 댄 적이 없다.
그런데 얼마 전 S와 J를 무척 귀여워하시는 단골 식당 주인장께서 나에게는 우롱차를, 신랑에겐 생맥주를,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토모마스 사이다를 내오셨다.
토모마스 사이다라니!
복숭아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아기자기한 병을 보며 감탄했고, 그래도 자연스럽게 탄산을 시작해 다행이라 생각하며 난 아이들의 잔에 사이다를 부었다.
그 후 아이들은 그 식당에 갈때면 의례껏 토모마스 사이다를 시키곤 했다.
그리고 얼마 전, 두 녀석이 마트에서 사이다를 발견했다.
S는 복숭아를 J는 수박을.
사들고 오는 내내 싱글벙글하던 두 녀석이 집에 돌아와 어찌나 맛있게 마시던지.
그 자리에서 신랑은 복숭아와 수박 사이다를 한박스씩 주문했다.
날씨가 더워진 요즘 두 아이가 가끔 사이다를 마시고는 한다, 한 번에 각자 1/3병쯤.
물론 ‘이왕이면 건강한 식단’ 이라는 평상시의 나의 이상과는 멀긴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아이들을 건강이라는 틀 안에서 세상과 동떨어지게 키울 수는 없지 않을까.
세상의 맛.
S와 J의 아직까진 유일무이한 불량한 음료.
이것도 다른 단 맛 처럼 스스로 잘 조절해 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