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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6

제이드 가든 ​S는 소아천식이 있다. 자연적 관해의 가능성이 지금으로썬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 상태로 유지중이다. 조금만 달려도 쇳소리를 내는 기침을 하며 헉헉대고, 몸에 조금만 문제가 있어도 가슴을 부어잡는다. 매일 공기질을 체크하고 마스크를 쓰는게 일상인 아이. 천식판정 이후, 처음엔 마스크를 답답하다며 끔찍히도 싫어했었다. 벗어버리면 씌우고, 벗어버리면 씌우기를 반복하길 3년. 이젠 너무나 익숙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곤 한다. 하지만 커다란 마스크 속 의연한 작은 얼굴을 볼때면 마음 한켠이 늘 무겁기만 하다. 그런 S가 좋아하는 나들이 장소가 있다. S가 놀이공원 보다 더 좋아하는 곳, 그 곳은 수목원이다. 사람이 가득한 도심보다 나무가 가득한 곳이 좋단다. 그 곳에 가면 가슴이 답답하지 않단다. 숨을 쉬기 편하.. 2018. 6. 2.
단 맛, 토모마스 사이다 ​S와 J모두 ‘단 것’을 매우 늦게 시작했다. 신랑도 나도 혀끝의 달콤함을 자주 즐기지 않는지라 아이들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래 접하게 될테니 굳이 내가 나서서 먹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거 같다. 내 예상대로 두 아이 모두 유치원에 입학하며 자연스럽게 단맛에 빠져들었다. 이후에는 가끔 커피에 곁들이던 마카롱도 에끌레어도 망설임 없이 내주었고 두 아이가 원하는 사탕은 펜트리 간식칸에 아낌없이 채워주었다. 그런데 너무 풍족하게 채워준 탓일까? 두 아이는 오히려 단 것을 자주 또 많이 먹지 않는다. 마치 내가 양을 정해준 것처럼 스스로 조금씩 조절한다. 하지만 ‘단 것’들 중 탄산음료는 또 다른 세계였다. 아직도 아이들은 콜라를 입에 댄 적이 없다. 그런데 얼마 전 S와 J를 무척 귀여워하시는 단골 식당 .. 2018. 6. 2.
매실 ​​오래간만에 바깥 활동하기 좋은 오후. 집에 가방을 얼른 던져놓고 아이들과 놀이터로 나왔다. 뛰고 또 뛰고, 신나게 그네도 타고. 이렇게 자주 나올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울상인 미세먼지 때문에 집 안에서 노는 날이 더 많은 아이들. ​ J가 그네 옆 나무 아래에서 주워온 열매. 매실인지 복숭아인지 확신은 없지만 왠지 매실같다. 결혼 후 매년 현충일마다 외할머니댁의 밭에 가서 매실을 한가득 따와 매실청과 매실 장아찌를 담그곤 했었다. 이따금 그 매실청에 물을 붓고 얼음을 띄워 매실차를 만들면 신랑도 아이들도 무척 좋아라 했고 음식할때도 종종 요긴하게 사용했다. 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매화나무는 베어졌다. 빈 공간만이 남았다. 사과나무도 감나무도 다 그대로인데 매화나무 자리는 횡하게 비어있었다. 외갓댁 .. 2018. 6. 1.